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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디저트

  • gmthp1
  • 2022년 5월 2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2년 8월 5일

파크 하얏트 서울 이지명 셰프의 독창성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디저트를 접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반짝이고 달콤한 것들은 많은데 정작 원래 모습은 더 희미해져서, 디저트의 원형을 다시 생각해본다. 수많은 갈래로 나뉘는 트렌드 속에서도 정통한 색깔의 페이스트리 셰프가 만드는 극적인 아름다움에 집중해보자. 그 시작은 디저트에 서사와 감각을 더해 독창적인 디시를 그려내는 파크 하얏트 서울의 이지명 셰프다.


본능적이고 감각적인 디저트


이지명 셰프의 디시는 명확하다. 강직하지만 투박하지 않고, 간결하지만 단조롭지 않다. 차분해 보이면서도 숨겨진 층위와 맥락은 다채롭다. 이런 점들은 이지명 셰프의 디저트에 대한 수식인 동시에, 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지명 셰프의 디저트에는 자신이 많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지명 셰프가 디저트에 임하는 자세와도 맞닿아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바라본 서울의 야경을 담아냈다. 진한 가나슈 안에 금귤과 바질로 만든 상큼한 콤포트를 채웠고, 도시의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을 표현하기 위해 검은 표면에 ‘SEOUL’을 새겼다.

이지명 셰프는 리츠칼튼 서울과 르메르디앙 서울을 비롯한 여러 호텔을 거친 뒤,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 이어 파크 하얏트 서울 페이스트리 파트를 총괄 셰프라는 이름으로 이끌고 있다. 디저트의 정수를 빚어내는 호텔 페이스트리 파트를 거쳐온 이지명 셰프의 디시에는 세밀하고 정교한 동시에 독창적인 서사가 녹아 있는데,

이는 셰프의 폭넓은 스펙트럼에서 비롯된다. 디저트는 페이스트리 셰프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의 총체라 생각하기에, 이지명 셰프는 선입견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얻으려 노력한다. 디저트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독창성의 재미’라고 답하는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 디저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복합적인 감각은 셰프마다 모두 다르고, 이러한 요소가 디저트의 궁극적인 재미가 된다. 예술과 문화, 종교, 철학 등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두는 그의 디저트에는 여러 분야의 요소가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페이스트리 셰프의 정체성이 곧 디저트의 서사로 이어지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훌륭한 디저트는 많지만, 각각의 셰프가 독자적으로 만드는 디저트는 모두 다르다. 이지명 셰프가 집중하는 지점 역시 이런 독자성이다.



이색적일수록 더 주목받는 최근의 디저트 트렌드 속에서도 이지명 셰프는 본질과 기본을 향한다. 디시의 테마를 구상하고, 재료를 활용하는 방식이 그렇다. 다양한 재료로 조화로운 맛을 만들지만 복잡하게 풀지 않는다. 재료의 기본에 충실해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맛의 포인트를 최대한 끌어내고, 여기에 정교한 테크닉과 체계적인 이론을 더해 맛의 완성도를 높이는 식이다. 그만큼 이지명 셰프의 디저트는 본능적이고 감각적이다. 디저트를 만드는 일은 작은 요소를 모아 하나의 디시를 완성하는 것이기에, 이지명 셰프는 그 과정 속에서 정확하고 바른 태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끊임없이 연구한다. 순간의 우연이 모여 매번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어떤 여건에서도 일정한 수준의 결과물을 유지하는 것이 페이스트리 셰프가 고객과 지켜야 하는 큰 약속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디저트에서 예술을 읽을 수 있지만, 예술처럼 무엇이든 허용되는 건 아니다.



꽃게 모양의 디저트 디시에 실제 갑각류를 넣었을 것이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갑각류 껍데기를 카카오 버터에 섞고, 동결 건조한 토마토 파우더를 화이트 초콜릿에 혼합해 만든 것이 꽃게 모양의 셸이다. 디저트에는 흔히 쓰지 않는 세이버리 식재료 중 갑각류 비스큐를 활용해, 화이트 초콜릿으로 크림을 만들어 감태로 감싼 슈에 채워 넣어 해변의 꽃게 같은 디시를 완성했다. 마지막에 따뜻한 초콜릿 비스큐 소스를 셸 위에 부어 부드럽게 녹아내리면 그제야 초콜릿이었구나 싶어 놀라고, 꽃게 내장이 흘러내리는 듯한 질감과 색감에 다시 놀란다.


이지명 셰프의 독자성을 더한 초콜릿 디시


이지명 셰프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초콜릿이다. 초콜릿은 단독으로 사용되거나 다른 재료와 어우러져 새로운 표현과 균형을 만들어낸다. 카카오 빈을 농장에서 확보해 로스팅부터 생산까지 직접 관여하는 빈투바 초콜릿처럼 싱글 오리진으로 원산지나 품종, 작업 방식에 따라 맛을 섬세하면서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인 디시도 모두 초콜릿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초콜릿 봉봉은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바라본 도시의 화려한 야경에서 영감을 얻어, 검은색 바에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처럼 ‘SEOUL’을 새겼다. 밀크 초콜릿과 통카 빈을 사용해 부드럽고 진한 맛의 가나슈 안에 금귤과 바질로 만든 상큼한 콤포트를 채워 넣었다. 서울이라는 도시와 그 중심에 자리한 파크 하얏트 서울을 상징하는 초콜릿 바의 광택, 밤의 불빛처럼 층층이 빛나는 금귤과 바질 콤포트의 화려한 색감이 어우러져 맛과 향, 그리고 텍스처까지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준다. 이지명 셰프의 주요 정체성 중 하나인 초콜릿에 서울, 파크 하얏트 서울의 밤까지 더한 결과물을 만들었다.



꽃게 모양의 디시 역시 대부분 초콜릿으로 구성되어 있다. 디저트에서 일반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세이버리 식재료 중 갑각류 비스큐를 활용해, 화이트 초콜릿으로 크림을 만들어 감태로 감싼 슈에 채워 넣었다. 페어링하기 좋도록 몰트를 넣은 아이스크림과 헤이즐넛 폼을 옆에 곁들여, 마치 흰 모래가 펼쳐진 해변에 꽃게가 있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중심에 놓인 꽃게도 물론 초콜릿인데, 만드는 과정이 독특하다. 실제 갑각류의 껍데기를 카카오 버터에 섞은 후, 동결 건조한 토마토 파우더를 화이트 초콜릿에 혼합해 꽃게 모양의 셸을 완성했다. 따뜻한 초콜릿 비스큐 소스를 꽃게 셸 위에 부어 부드럽게 녹아내리면 색감이 다채로운 재료가 한데 섞여 마치 꽃게 내장이 흘러내리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렇듯 이지명 셰프는 재료의 근원에 집중하는 동시에 표현 방법에 다양한 분야의 창의성을 더해, 디저트를 즐기는 사람에게 감각적인 경험의 기회를 제안한다. 많은 것들이 빠르게 바뀌는 이 도시에서 새롭고 훌륭한 디저트를 만드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지만 이지명 셰프의 방향은 더 선명하다.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지만, 무턱대고 트렌드를 따르진 않는다. 좋다는 걸 무작정 더하는 것보다는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누구도 아닌 자신만 구현할 수 있는 색깔을 필요한 만큼만 더한다. 이지명 셰프가 만드는 디저트의 창의적인 색채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지명 셰프

리츠칼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르메르디앙 서울, 그리고 그랜드 하얏트 서울을 거쳐 지금은 총괄 페이스트리 셰프로서 파크 하얏트 서울을 이끌고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

—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606

— 02-2016-1234




Edit 왕민아 | Photograph 박재현 | Cooperate 미쉐린 가이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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