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의 결과 색
- gmthp1
- 2022년 6월 2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2년 8월 5일
파티세리 바이 가루하루 윤은영 셰프의 기본

독특한 것들 중에서 끝까지 사랑받는 건 결국 속부터 잘 채운 맛이다. 윤은영 셰프의 가루하루는 기본에 충실한 디저트 숍으로 유명하다. 가루하루는 근본에 능하지만 맛은 결코 수수하지 않다. 맛을 좀 안다면, 그리고 좋은 디저트를 찾아다녀봤다면, 그게 제일 어렵다는 걸 안다.


맛과 향, 질감, 디자인까지, 디저트가 표현하는 색과 결은 다양하다. 윤은영 셰프의 디저트에서는 이런 요소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균형감이 좋은 디저트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일 것이다. 윤은영 셰프는 디저트의 아름다운 형태와 예술적인 표현에 빠져들면서 페이스트리에 입문했다. 그런 후 전문적인 페이스트리 숍과 호텔에서 경험을 쌓으면서는 오히려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식재료, 조리법, 풍미에 대한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지금은 비정기적인 팝업 스토어 형태로 파티세리 바이 가루하루를 운영한다. 상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맛보기는 어려운 만큼 팝업이 열릴 때마다 예약은 빠르게 마감되고, 가게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다.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가루하루와 윤은영 셰프에게 기대하는 건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입안을 화려하게 채우는 디저트다.

특히 가루하루는 첫 번째 부티크를 에클레어 전문점으로 열었던 윤은영 셰프의 숍인 만큼 에클레어에 정통한 디저트 숍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에클레어를 비롯해 이곳의 디저트를 좋아하는 이들 중에는 다양한 디저트를 경험하고 나서 윤은영 셰프가 기본에 충실하게 오랜 시간 촘촘하게 쌓아 올린 균형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페이스트리 부티크 형태에 가까운 가루하루는 현장에서 디시로 선보이는 디저트 숍과 상시 운영하는 페이스트리 숍과도 다른 호흡을 선보인다. 디저트를 완성해 고객 앞에서 바로 선보이지 않고 쇼케이스에 진열해 고객의 손에 다다르기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좀 더 긴 호흡으로 맛을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식이다. 그렇기에 가루하루의 팝업 스토어는 시즌마다 새로운 재료와 메뉴로 매번 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윤은영 셰프의 시그너처 에클레어 중에서도 아로마를 극대화한 로즈 에클레어. 너츠 프리 메뉴로 만들어 견과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

세 가지 시트러스 계열 과일을 올린 치즈 타르트. 에그 프리 메뉴로 만들어 알레르기 반응이 있거나 채식을 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윤은영 셰프는 갖가지 제철 과일은 물론 소금, 향신료, 알코올과 같은 재료를 적절히 배합 및 배치해 디저트의 산미나 감칠맛 또는 향을 극대화하는 포인트를 만들고, 맛의 균형을 잡는 동시에 단조롭지 않은 질감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한다. 반면 디자인은 간결한 편인데, 이는 디저트 본연의 맛을 연상시킬 수 있는 직관적인 포인트를 더 강조하기 때문이다. 설령 새롭게 생겨나는 수많은 페이스트리 숍들과 같은 종류의 디저트를 선보인다 하더라도 가루하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주기가 짧은 시류에 빠르게 반응하기보다는 이렇게 기본부터 착실히 쌓아 올려 묵묵히 이어가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읽고 그 흐름에 맞춰 소비자와 시장이 요구하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 역시 페이스트리 셰프가 갖춰야 할 역량 중 하나지만 가루하루와 윤은영 셰프는 그보다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본다. 시간이 더 걸리고 조금은 번거롭더라도, 어디에서나 마주치는 디저트보다는 다른 누구도 아닌 가루하루만 그려낼 수 있는 맛을 선보이겠다는 마음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윤은영 셰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과 여러 베이커리를 거쳐 현재 파티세리 바이 가루하루를 운영하고 있다. 발로나 게스트 셰프 및 Cercle V 골드 멤버이기도 하다.
파티세리 바이 가루하루
—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94길 25-5
— 02-538-8090
Edit 왕민아 | Photograph 박재현 | Cooperate 파티세리 바이 가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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