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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의 미토우

  • gmthp1
  • 2022년 3월 3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2년 7월 28일

MIT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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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땅을 그대로 끌어와 일본 요리를 하는 미토우는 미쉐린 별을 두 번째로 달았고, 김보미 셰프는 내일이 기대되는 ‘영 셰프’로 선정되었다. 김보미와 권영운 셰프는 유난스러울 것도 없이 차분히 매일을 이어가고 있고, 이는 미토우가 맛에 이르는 자세이기도 하다.



한국의 색채를 더한 가이세키 요리

2018년에 문을 연 미토우는 2020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올해 변함없이 1스타를 유지했다. 이어서 김보미 셰프는 2022 미쉐린 영 셰프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화려한 성취를 이루었지만 김보미, 권영운 두 셰프는 조급해하지 않는다. 너무 먼 시간을 가늠하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미토우도 그렇다. 대단히 빠르진 않지만 그만큼 더 섬세하고 꾸준히 다져나간다. 미토우는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일본 요리’를 지향하는데, 한국의 식재료와 문화를 기반으로 일본 가이세키 요리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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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우가 선보이는 가이세키 요리는 작은 그릇에 조금씩 담은 음식을 이어서 내는 코스 요리다(사진 위 오른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지금 이 순간’을 의미하는 이름의 사케 ‘지콘 준마이 다이긴죠’, 저온에 12시간 부드럽게 조린 돼지고기에 생톳과 마씨를 넣어 지은 부타카쿠니 솥밥, 제주산 갈치를 숯불에 구워 포항초와 어란을 갈아 올린 구이.

가이세키 요리는 작은 그릇에 조금씩 담아내는 일본의 코스 요리를 의미한다. 처음 등장한 1629년에는 다회를 베푸는 자리에서 먹는 요리를 지칭했지만 그 의미가 바뀌면서 더 화려한 잔치 요리로 발전했다. 국, 회, 구이, 조림을 기본으로 튀김, 찜, 무침 등의 안주를 더하고 밥과 국, 절임, 과일 등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이다. 이렇게 전형적인 일본 연회 코스 요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미토우가 구현하는 가이세키 요리는 더없이 한국적이다. 같은 식재료라도 기후와 토지 환경의 차이에 따라 일본에서 낼 수 있는 맛과 한국에서의 맛은 다르다. 미토우는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한국 식재료만 구현할 수 있는 맛을 일본 요리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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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우가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대하는 자세는 진중한 수련에 가깝다.

식재료는 물론 식감과 조미 등 한국과 일본의 식문화 차이를 고스란히 반영해 한국에서 전개하는 일본 고유의 요리를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소바를 먹을 때 일본에서는 면을 씹어 넘기는 식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한국에서는 면을 찍어 먹는 쓰유에 더 중점을 두는 식이다. 일본 정통 요리의 측면에서 볼 때 이런 요소들이 간혹 고유의 격식에 어긋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먹는 사람이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고민하는 쪽이 미토우의 분명한 기준이다. 한국에서 만드는 일본 요리만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강점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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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의 담백한 맛과 잘 어울리는 포항초를 얹고 어란을 갈아서 뿌린다.


제철에 가장 빛나는 식재료


미토우의 음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는 계절이다. 가이세키 요리, 즉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미토우의 메뉴는 한 달 주기로 구성을 바꾼다. 한국의 제철 식재료로 독창적인 일본 요리를 만드는 미토우는 식재료를 사용하는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식재료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자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특히 시기와 환경에 따라 종류와 품질이 달라지는 수산물을 선택할 때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식재료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특정 재료를 정해두고 거기에 맞춰 음식을 만들지 않으려고 해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적당한 선의 품질에서 타협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계절감에 어긋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무조건 구매 당시 제일 좋은 식재료를 선정합니다. 예를 들어 기름지거나 등 푸른 생선은 겨울이 제철인데, 여름에는 선도가 아무리 좋다 해도 겨울만큼 제맛이 온전히 나지 않아 선택하지 않아요. 수급처도 한 곳으로 한정하지 않고 부산이나 제주 등에서 각 어종에 맞는 시기에 가장 좋은 걸 들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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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셰프는 새벽 시장에서 식재료를 엄선하고, 쌀을 직접 도정해 사용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모두 ‘지켜야 할 기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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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은 적정 기준에 부합해야 사용하기 때문에 어종을 정해두지 않는다.

미토우에서 사용하는 쌀은 권영운 셰프의 부모님이 청주에서 직접 농사지은 걸 받아 도정한 것이다. 도정하는 순간 수분을 잃고 산화될 수밖에 없는 쌀의 특성상, 손실을 최소화해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장에 도정기를 두고 직접 도정한다. 작년에 사용한 쌀은 찰기가 많은 진수미로, 강남 일대 일식당에서 가장 많이 쓰는 품종이기도 하다. 올해는 삼광이라는 새로운 품종으로 밥을 짓고 있는데, 미토우는 앞으로도 계속 품종을 바꿀 계획이다.


“익숙한 품종을 쓰면 편하겠죠. 이미 특징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다양한 품종의 차이를 잘 익혀야 어느 지역의 어떤 쌀을 사용하든 제대로 이해하고 고유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나중에는 부모님께서 생산하시는 지역을 넘어, 이천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으로 범위를 넓혀보고 싶어요.” 번거롭더라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 미토우는 타협하지 않고 기꺼이 쉽지 않은 방법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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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운 셰프의 부모님이 청주에서 농사지은 쌀을 매장에서 도정해 사용한다.


진심과 겸손을 다하는 마음


미토우의 호흡은 빠르지 않다. 두 셰프는 수십 년 같은 길을 걷는 장인을 동경하며 천천히 긴 시간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이르지 않은 상태’라는 뜻의 이름 ‘미토우’에서도 요리에 임하는 겸허한 자세가 엿보인다. 오랜 시간 타협하지 않고 꾸준히 한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며 스스로 아직 멀었다는 의미의 이름을 붙이고, 거듭 겸손을 되새긴다. 일본에서는 손님에 대한 세심한 대접을 ‘최고의 환대’라는 뜻의 단어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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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좋은 흙을 찾아 일본 시가현으로 옮겨 간 장인이 만든 솥을 사용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정중함과 친절을 다해 손님을 대접하는 마음가짐을 의미하는데, 두 셰프는 요리와 접객 모두 손님 가까이에서 이루어지는 카운터에 서서 미토우를 찾는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생각한다. “저희는 주방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며 비슷한 일상에 지칠 수도 있지만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는 더없이 특별한 날이고, 기다려온 시간이라는 점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마음과 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죠.” 특히 세심하고 편안한 접객으로도 잘 알려진 미토우의 힘은 이런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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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톳은 연중 언제든 쉽게 먹지만, 생톳은 겨울에만 짧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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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계절 식재료 마씨는 익혀 먹으면 토란과 감자 중간 정도의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김보미 셰프와 미토우가 다다르는 방식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셰프에게 수여하는 영 셰프 어워드에 이름을 올린 김보미 셰프는 스스로 천천히 다지는 사람에 가깝다. 일본에서 공부할 때 만난 스승들에게서는 노련한 기술을 익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큰 마음가짐을 얻었고, 오히려 가게를 시작하고 권영운 셰프와 함께하며 새롭게 배우는 게 많다고 말한다. 김보미, 권영운 셰프는 각자 다른 면이 많은 만큼 서로 보완하고 배우면서 미토우를 만들어간다. 치밀한 권영운 셰프가 앞으로의 계획에 대비하면 현장 집중력이 높은 김보미 셰프가 손님들에게 바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을 풍성하게 준비하는 식. 김보미 셰프는 오래전 무작정 선배들이 시키는 대로 했던 것들의 이유를 미토우에서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모든 걸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우리 가게’에서 이제야 많은 걸 이해하고 있어요. 잘하고 있는 건지, 무엇이 부족한지 반성도 해봅니다. 쉽지 않은 이 시간들이 지나면 미토우의 색깔이 더 짙어질 거라 믿습니다.” 위대한 업적은 한순간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미토우는 매일 꾸준하고 치열하게 반복하고, 그렇게 멀리 수십 년을 바라본다. 이것이 미토우가 경지에 이르는 길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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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지 않은’ 미토우의 김보미 셰프는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나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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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선배에게서 받은 칼. 볼 때마다 그 시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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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와 마찬가지로 사케 역시 계절 한정으로 나오는 종류를 철에 맞게 추천한다.


미토우

진중한 마음가짐과 세심한 접객이 돋보이는 미토우는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독창적인 일본 가이세키 요리를 선보인다. — 코스 18만 원 / 스페셜 코스 변동 —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151길 17(4월 이후 이전 예정)

— 18:00~22:00(월요일 휴무)

— 010-7286-9914




Edit 왕민아 | Photograph 박재현 | Cooperate 미쉐린 가이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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