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 화이트 인스타그램 아이콘
  •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아이콘
  • 화이트 유튜브 아이콘
  • 화이트 페이스북 아이콘

GOURMET ITALY 1

TOSCANA

 

‘그레이트뷰티great beauty’라는 우아한 수식어처럼, 토스카나는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지역 중 한 곳이며,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기를 희망하는 곳이기도 하다. 토스카나를 가득 채운 오랜 역사와 풍요로운 대지, 다양한 음식과 와인, 장인 정신과 예술은 이곳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타 지역과 구별되는 독창성이 교향곡 음표처럼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웅대한 하모니를 선사한다. 영화 세트장과 같은 멋진 토스카나의 골목을 거닐고 훌륭한 와이너리에서 와인 한잔을 음미하며 내면이 평화롭고 아름다워지는 것을 느껴볼 날을 꿈꿔본다.


 

EAT AWAY TOSCANA


토스카나에서는 무엇을 먹든 기대 이상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가족이 운영하는 트라토리아에서 평범하지만 맛이 환상적인 파스타 요리를 먹거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현대적이면서 독창적인 요리를 맛보거나, 다양한 음식의 기준을 만날 것이다.




전통과 새로운 스타일, 토스카나 미식 체험

토스카나는 역사적으로 검소한 지역이다. 사치스러운 소스와 복잡한 담음새의 화려 한 음식보다는 본질적인 것에 집중한 음식을 선호한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인 ‘쿠치나 포베라cucina povera’가 그 예다. 가난한 토스카나 농민들의 요리로, 언제나 풍부한 토스카나의 제철 농산물과 올리브 오일, 신선한 현지 허브를 이용해 단순하게 요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토스카나에서는 매년 제철 식재료를 최대한 활용한 음식이 메뉴판에 오른다. 봄이면 신선한 어린 잠두와 갓 만들어 부드러운 페코리노pecorino 치즈, 한여름이면 가장 잘 익은 토마토와 맵싸한 바질로 만든 판차넬라panzanella 샐러드, 11월이면 마늘을 살짝 문지르고 후추 향 나는 햇 오일을 넉넉히 두른 토스트를 즐겨 먹는다.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레시피를 사용하는 가족 운영 트라토리아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토스카나에서는 가능하다. 발 디 페사 지역의 마테우치Matteuzzi에서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레시피에 따른 채소 수프와 닭 간을 듬뿍 넣은 라구 파스타, 구운 고기와 가금류 등 전형적인 메뉴를 선보인다. 타베르나 델 게리노Taverna del Guerrino는 고대 성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 자리한 시대를 초월한 장소다. 이곳에서 니콜라이 가족은 풍미 좋은 로스티차나rosticciana(돼지갈비)와 비스테카bistecca(스테이크) 등 단순하고 소박한 음식을 선보인다. 가족이 운영하는 농가 레스토랑 코스타키아라Costachiara에는 안티파스티와 뿔닭, 비둘기 소스를 곁들인 수제 피치, 꼬챙이에 끼워 구운 각종 육류 요리 등 매력적인 음식이 가득하다. 다 부세Da Busse는 시뇨라 안토니에타가 수십 년간 스토브를 담당하고 있는 환상적인 구식 오스테리아다. 특선 요리인 테스타롤리 알 페스토testaroli al pesto(페스토 소스를 두른 원반 모양 파스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가족이 운영하는 코스타키아라에서는 장작불에 구워낸 스테이크를 맛보며 저장고에서
가져온 현지 와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토스카나의 전통 음식도 훌륭하지만 새로운 스타일의 음식을 선보이는 쿠치나 리비시 타타Cucina Rivisitata 또한 흥미로운 장소다. 이곳에서는 할머니가 전수한 조리법을 현대적인 식습관에 맞춰 재해석해 내놓는다. 토스카나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는 이처럼 지성과 절제를 겸비해 기존 방식을 더욱 가볍고 현대적인 접근법으로 재해석한 음식을 찾아볼 수 있다. 산 빈첸초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클라시치Classici에서 풀비오 피에란젤리니Fulvio Pierangelini가 선보이는 다섯 가지 코스 메뉴는 통통하고 촉촉한 새우를 넣은 유명한 병아리콩 수프, 얇게 저민 아티초크 심을 얹어 가볍게 구운 생선 필레 등 단순함과 최고의 재료에 기반한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의적이면서 뛰어난 솜씨로 만든 요리가 반드시 값비싸야 할 필요는 없는 법이다. 오스테리아 디 파시냐노Osteria di Passignano의 마티아 바키울리Mattia Barciulli는 독창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전통 음식으로 이루어진 제철 메뉴를 선보인다. 페코리노 치즈와 어린 잠두 브룰레, 훈제 리코타를 올린 야생 아스파라거스 리소토 등의 메뉴가 그것이다. 피에트라산타의 촛불로 장식한 식당 에노테카 마르쿠치Enoteca Marcucci에서는 퀸스 소스를 두른 오리 테린, 배와 헤이즐넛을 넣은 고르곤졸라 아이스크림, 사과 팬케이크와 탈레지오 치즈 퐁뒤 등 흥미로운 메뉴는 물론 훌륭한 와인까지 즐길 수 있다.


컨템퍼러리 레스토랑도 놓치지 말자. 발디키아나가 내려다보이는 마법 같은 분위기의 여름 테라스가 일품인 일 팔코니에레Il Falconiere, 검은 송로버섯을 채운 토르틸리 디 파타테(감자를 채운 사각형 파스타)와 진한 키안티 클라시코 소스를 두른 사슴 타글리아타 등 카센티노 계곡의 특산물을 선보이는 라 타나 델리 오르시La Tana degli Orsi가 있다.


미쉐린 2스타를 획득한 감베로 로소에서는 셰프 풀비오가 이탈리아 최고의 생선과 해산물 요리를 선보인다.


토스카나의 풍부한 식재료로 만드는 로컬 푸드


긴 해안선을 따라 자리한 토스카나 지역에서는 지리적 특성상 풍부한 생선과 해산물을 접할 수 있다. 절인 멸치와 문어 샐러드, 속을 채운 홍합 등 안티파스티 전채부터 시작해 보통 브루스케타에 얹어 먹는 매콤한 생선 스튜 카추코cacciucco가 이어진다. 전형적인 첫 번째 메인 코스 프리미primi로는 조개로 만든 스파게티 알레 봉골레spaghetti alle vongole, 모둠 해산물로 만든 알로 스콜리오allo scoglio, 게나 랍스터를 넣은 파 스타, 오징어 먹물 리소토 등이 있다. 간단한 메인 코스로는 농어나 도미, 달고기, 가자미 등의 생선 요리, 구운 오징어와 새우에 올리브 오일과 레몬즙을 뿌린 것과 저민 감자, 방울 토마토, 블랙 올리브에 얹은 생선 통구이 등이 있다. 작은 생선과 어린 오징어, 새우 등을 튀겨서 내는 프리토 미스토fritto misto를 주문해도 좋다. 저렴한 레스토랑으로는 토마토 소스에 익힌 속을 채운 홍합 등 전형적인 베르실리아Versilia 요리를 내는 트라토리아 라 다르세나Trattoria la Darsena, 상상력이 뛰어난 안티파스티를 먹을 수 있는 오스테리아 데이 노빌리 산티Osteria dei Nobili Santi 등을 추천한다.


토스카나의 요리와 식재료 중에는 특정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 많다. 토스카나 식탁에서 사라져가고 있지만, 최근 수년 사이에 로컬 푸드를 부활시키자는 운동이 거세지면서 장인의 손길을 거쳐 재탄생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데는 ‘슬로푸드’의 활동이 한몫했다. ‘슬로푸드’는 1986년 이탈리아의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가 설립한 국제기구로, 음식과 와인 문화를 진흥하면서 대량 소비주의와 생산 방식 표준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식품을 보전하는 역할을한다. 또 전통 미식 문화와 식재료의 재배 방식, 조리 가공 기술 등을 보호한다. 메뉴판에서 ‘프레시디오 슬로푸드presidio slow food’라는 문구가 보인다면 해당 식품 이 슬로푸드 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해당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생산된다는 의미다. 아주 소박한 토스카나의 쿠치나 포베라는 빵과 올리브 오일을 바탕으로 한다. 파네 토스카노pane Toscano는 소금을 넣지 않아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토스카나 음식의 대담한 풍미를 맛볼 수 있는 메뉴다. 하루나 이틀 정도 묵은 빵으로는 리볼리타ribollita나 파파 알 포모도로pappa al pomodoro, 아쿠아코타acquacotta(빵 수프), 판차넬라 등의 음식을 만든다.


최고의 농산물을 자랑하는 시에나의 메인 광장은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을 구경하기에 좋은 장소다.


‘콩 먹는 사람’ 토스카나 지역민의 식문화


토스카나 지역 사람은 말린 콩(토스카넬리toscanelli, 칸넬리니cannellini, 졸피노zolfino 등) 같은 콩류를 많이 먹기 때문에 ‘만자파졸리mangiafagioli(콩 먹는 사람)’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탈리아의 많은 지역과 달리 프리미에 토끼 및 멧돼지 소스를 곁들인 파파르델레, 시에나의 피치 알랄리오네pici all’aglione, 피렌체 북쪽 무겔로의 토르 텔리 디 파타테tortelli di patate 등 푸짐한 파스타를 내는 편이다. 육류와 가금류는 소금과 후추, 소량의 로즈메리 등으로 간해 장작불이나 오븐에 굽는다. 특히 유명한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bistecca alla fiorentina는 거대한 티본 스테이크(전통적으로 레어로 굽는다)이며, 살살 녹는 돼지고기 등심 구이인 아리스타 알 포르노arista al forno에서는 풍성한 마늘과 로즈메리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육류에 대해 알고 싶다면, 판자노 키안티 마을의 흰색 타일이 찬란한 마첼렐리아 macelleria(정육점) 안티카 마첼렐리아 체키니Antica Macelleria Cecchini를 방문하자. 카리스마 넘치는 ‘비스테카의 시인’ 다리오 체키니Dario Cecchini가 운영하는 곳이다. 전통 요리법을 지키는 데 열정적인 체키니는 학생들이 토스카나식으로 스테이크를 손질하고 굽는 법을 배울 수 있는 ‘라 스쿠올라 수페리오르 델라 비스테카La Scuola Superior della Bistecca’를 운영하고 있다.


토스카나의 채소 요리는 매우 단순하게 만든다. 씁쓸한 라디키오(치커리의 일종) 잎 샐러드, 근대 볶음, 흰 칸넬리니 콩(흰 강낭콩), 구운 감자나 호박꽃 튀김 등이다. 다 먹고 나면 아몬드를 듬뿍 넣은 칸투치cantucci 비스킷과 비스킷을 찍어 먹을 수 있는 빈 산토vin santo 와인이 이어진다. 토스카나 사람은 진한 푸딩은 먹지 않는다.


루카 위쪽의 푸른 산악 지대 가르파냐나의 특산물은 비롤도biroldo(돼지의 내장과 피로 만든 매콤한 살라미)와 감자로 만든 빵인 파네 디 파타테pane di patate 등이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 음식은 콩 퓌레에 고소한 에머emmer 밀, 로즈메리를 넣은 그윽한 수프 주파 디 파로zuppa di farro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곡물에 속하는 에머 밀은 현재 대부분 이 지역에서만 제한적인 양을 재배한다. 장엄한 아푸안산맥의 산기슭에 자리한 작은 마을로, 높은 곳에 지은 회색 석조 주택으로 이루어진 콜로나타는 이탈리아식 베이컨 라르도lardo와 동의어나 마찬가지다.


이곳의 라드 염장 역사는 수세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생산 방법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어왔다. 돼지 지방 덩어리와 소금, 후추, 로즈메리, 마늘 및 기타 허브와 향신료를 구멍이 많은 대리석 통에 켜켜이 넣은 후 서늘한 지하실에서 최소 6개월 이상 염장한다. 그런 다음 라드를 웨이퍼처럼 얇게 저며 가볍게 구운 빵에 얹은 후 약간 녹도록 하거나 구운 감자의 풍미를 북돋는 용도로 쓴다. 염장 라드는 주니퍼 베리와 함께 캐러멜화한 무화과와도 잘 어우러진다.


친타 세네세cinta senese는 토스카나에서 최근 새롭게 조명된 고대의 돼지 품종이다. 어깨 둘레에 흰색 띠가 둘러진 검은 털로 구분할 수 있으며, 최고의 돼지고기를 제공한다고 알려졌다. 새롭게 각광받는 또 다른 재료로 사프란 등을 꼽을 수 있다. 농장에서 한 해에 9~10kg 정도의 차페라노zafferano(사프란의 이탈리아어)를 생산하는 에기스토 브란디는 스페인산 사프란보다 풍미가 더 강렬하다고 주장한다. 아내 클라우디아는 사프란과 리 크 탈리아텔레, 사프란과 송로버섯 라비올리, 사프란과 블랙 올리브를 넣은 토끼 요리, 리코타 사프란 플랑 등 사프란을 사용한 독창적인 요리법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음식 애호가라면 토스카나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곳에는 양질의 식재료와 전통에 대한 존중, 그리고 새로운 음식 개발에 도전하는 태도가 공존한다.


 

이탈리아인처럼 커피 마시기


이탈리아인은 커피를 마실 때 반드시 지키는 규칙이 있다. 관광객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면 다음과 같이 주문하도록 하자.


1 바에 선 채 브리오슈와 함께 엄청나게 진한 커피를 홀짝 들이켜 아침 식사를 마친다.

2 이탈리아인에게 아침 11시 이후에 카푸치노를 주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11시 이후에도 주문한다면 만들어주기는 할 것이다.

3 저녁 식사 후에 카페 코레토caffe corretto를 주문하면 브랜디 그라파나 리큐어 삼부카를 살짝 두른 에스프레소를 받을 수 있다.




Words 니키 스왈로Nicky Swallow | Photograph 마일스 뉴Myles New | Edit 김지혜, 박솔비

Comentario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