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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투리아스 미식 여행 2

ARMCHAIR ADVENTURE ASTURIAS

 
ASTURIAS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는 아름다운 자연과 그 안에서 얻은 귀한 식재료, 전통 음식으로 또 다른 스페인을 만나는 미식 여행지가 되기에 충분하다. 값비싼 콩과 소시지로 끓여내는 스튜, 전통 방식대로 따라 마시는 시드라, 사프란을 넣어 익힌 수탉 요리를 맛본 여행기를 들어보자.


 

아스투리아스만의 특별한 미식 여행

아스투리아스의 정통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이 도시의 생선과 과일 시장 폰탄Fontan 근처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 카사 라몬Casa Ramon에서 매우 신선한 칼라마리를 먹어 볼 것을 추천한다(casaramonoviedo.com). 카사 페르민Casa Fermin을 방문하면 새끼 돼지로 만든 요리와 별미인 라이스 푸딩 등 다양한 현지 음식을 우아하게 맛볼 수 있다(casafer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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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 데 빌라데모로스의 사과 케이크.

오비에도에서 접할 수 있는 미식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1914년 문을 연 카밀로 데 블라스Camilo de Blas 등 다양한 콘피테리아스confiterias(케이크가게)가 넘쳐난다. 카밀로 데 블라스는 이탈리아에서 중세부터 사용해온 고급 대리석인 카라라 대리석 카운터와 원조 금전등록기로 마감한 클래식한 인테리어로 유명해 종종 영화 세트장으로 쓰이기도 한다(camilodeblas.es). 카밀로 데 블라스 설립자의 증손자 돈 카밀로를 만났는데, 그는 가게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 카르바요네carbayone를 건네주었다. 카르바요네는 1924년 인근 도시 히혼Gijon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 출품하기 위해 돈 카밀로의 할아버지가 고안해낸 디저트다. 에클레어처럼 생겼지만 크림 대신 마르코나 아몬드 가루와 달걀노른자를 섞은 필링을 채워 만든다.


이후 나는 해안가로 향했다.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빨간 지붕의 맨션이 늘어 선 아름다운 라스트레스Lastres를 지나치면 고대 목조 골조 가옥 사이에 자리한 정박지 야네스Llanes에 닿는다. 이곳에서 꼭 들러야 할 레스토랑은 부두 창고 최상층에 있는 엘 발라무El Balamu다. 마놀로 곤살레스Manolo Gonzalez가 아래층에서 열리는 생선 경매에서 구입한 해산물을 선보이는 곳이다(facebook.com/tabernamarinera.elbalamu). 오후 4시 30분에 도착하면 사람들이 한창 붐비는 경매를 구경한 다음 위 층에서 아귀나 정어리 요리를 맛보기 좋다. 간단하게 구운 생선에 감자와 피멘토 고추를 약간 곁들였을 뿐인데, 이보다 더 신선한 맛이 없을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매년 헤이즐넛 축제가 열리는 산간 마을 인피에스토Infiesto를 가로질렀다. 그리고 캉가스 데 오니스Cangas de Onís에 들러 현지인은 베르무라고 발음하는 베르무트vermouth를 주문했다. 베르무트는 맥주와 와인, 사과주를 포함한 모든 식전 음료를 일컫는 말이다. 내가 방문한 바 라 시포네리아La Sifoneria는 탄산음료, 특히 빈티지 탄산음료 사이펀 컬렉션으로 유명한 곳이다(lasifoneria.net). 이곳의 오너 텔소의 말에 따르면 선반을 가득 메운 알록달록한 사이펀을 제일 마지막으로 세어봤을 때 이미 1,100개가 넘었다고 한다. “손님들이 자꾸 주고 가서 계속 숫자가 늘어요.” 그는 피코스산맥의 석회암 동굴에서 숙성시켜 톡 쏘는 향이 일품인 블루치즈 카브랄레스 한 접시를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점심 식사를 먹기 위해 자그마한 산 후안 데 파레스의 카사 페드로Casa Pedro를 방문 했다(facebook.com/CasaPedroParresRestaurante). 가족이 운영하는 곳으로 오너 인 페드로의 딸 아로아가 서빙을 하고 요리는 남동생과 어머니가 담당한다. 메뉴에는 파바다와 양고기 스튜, 아스투리아스식 슈니첼인 카초포cachopo가 준비되어 있었지 만, 나는 매우 기름지고 실험적인 음식에 도전하고 싶어서 사과와 안초비를 켜켜이 깐 간 파테 테리네pate terrine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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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투리아스를 대표하는 푸짐한 닭고기 요리 피투 데 칼레야.

파바다만큼 유명한 아스투리아스식 닭고기 요리 피투 데 칼레야pitu de caleya를 맛보고 싶다면 캉가스 데 오니스 외곽에 자리한 엘 몰린 데 밍고El Molin de Mingo를 찾아가보자. 피투 데 칼레야는 1년 정도 된 수탉을 천천히 익힌 다음 사프란을 가미한 쌀 요리를 곁들인 메뉴다. 파바다와 마찬가지로 단순하지만 과거 아스투리아스의 목동과 광부가 활발하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던 푸짐한 음식이다.

아스투리아스가 소박하기만 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한 작은 마을 라 살가르La Salgar의 현지 셰프 나초 만사노Nacho Manzano는 카사 마르시알Casa Marcial을 운영하며 아스투리아스를 스페인 미식 지도에 포함시킨 주인공이다. 아스투리아스에서 유일하게 미쉐린 2스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한때는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바였지만, 아스투리아스의 풍미를 조명하는 세련된 레스토랑으로 탈바꿈했다. 건물의 옛 모습이 대부분 보존되어 있으며, 가게의 핵심 콘셉트는 가족과 유산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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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투리아스 유일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카사 마르시알의 헤이크 대가리 요리.

스페인 북부의 다른 셰프처럼 나초 만사노 셰프 또한 뛰어난 기술과 신선한 아스투리아스 식재료를 결합한 음식을 선보인다. 근처 리바데세야Ribadesella 어부에게서 직접 구입한 정어리를 구워 피파라piparra 고추를 곁들여 내거나, 마을에서 재배한 잘 익은 무화과에 무화과 잎 아이스크림을 곁들이는 등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음식도 있다. 이빨을 드러내 위협적으로 보이는 헤이크(대구의 일종) 대가리를 식탁에 떡하니 차려놓는 등 흥미로운 플레이팅도 접할 수 있다. 식탁에서 직접 해체해 크림소스에 푹 담근 촉촉한 생선살을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독창적인 메뉴로는 식후 디저트인 프티 푸르로 제공하는 초콜릿을 입힌 ‘마늘’이 있다. 진짜 마늘이 아니라 마늘 모양으로 다듬은 초콜릿에 마늘 시럽을 주입한 것이다.


또 나초 만사노 셰프는 전통 적인 아스투리아식 음식도 선보이지만, 미묘하게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요리도 만날 수 있다. 햄 크로케타ham croqueta는 아주 얇은 튀김옷과 살살 녹는 햄의 식감이 기억에 남는 요리다. 농부 호세 안토니오 페르난데스가 들으면 매우 기뻐할 이 지역의 귀한 흰콩인 파바 데 라 그랑하를 부드럽게 튀긴 애피타이저, 감동적일 정도로 섬세하게 익힌 파바다가 가장 큰 여운을 남긴다.


 

INFO

클레어가 묵은 카다베도 인근의 토레 데 빌라데모로스(torrevillademoros.com), 콜리아 외곽의 라 포사다 델 발레(posadadelvalle.com),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의 순례자가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내고 저녁 식사와 공용 침대를 이용할 수 있는 숙소인 쿠에레스 인근 엘 레포소 델 안다욘(sawdays.co.uk). 아스투리아스에 대한 추가 정보는 웹페이지(spain.info) 또는 소셜 미디어 해시태그(#Oeatsasturias)에서 얻을 것. 더 많은 클레어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larderloutUK를 구독하자.




Words & Photograph 클레어 하그리브즈Clare Hargrea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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