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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맛

SUSTAINABILITY

 

자원은 한참 줄어들었고 남은 것은 많지 않다. 당장 달콤한 맛보다는 더 오래 맛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미식을 생각해야 할 시간이다. 각자의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맛을 찾아가는 이들이 있다.


 

지속 가능성은 모든 분야와 산업에서 중심 가치로 자리 잡았다. 다음 세대에 부채 같은 마음을 안은 채로, 자원과 환경을 최대한 낭비하지 않는 것이 시대의 과제가 되었다. 최근 몇 년간 많은 사람이 경각심을 갖긴 했지만 실천과 성과는 여전히 미미하다. 기업들은 아직도 얼마 남지 않은 자원이 소진되는 속도보다는 자본을 투자해 성과를 얻는 속도에 더 관심이 많고, 엄청난 양의 식재료가 버려지고 있다. 이는 생산자만의 문제도 아니고, 소비자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식재료를 생산하는 단계부터 음식을 만들고 소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각자 나눠 안아야 할 책임이 있다.


훌륭한 미식에 대한 기준 역시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는 업계를 선도하며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레스토랑을 ‘그린 스타’로 선정하고 있다. 이들은 윤리적 및 환경적 기준에 책임을 지며 지속 가능한 생산자 및 공급업체와 협력해 폐기물을 감축하고, 재활용 불가능한 자재를 최대한 줄이거나 제거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속 가능성을 위한 행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제 어떤 음식이 더 탁월한지는 절대적 기준이 되지 못한다. 뛰어난 실력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애쓰는 셰프가 새로운 미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바 역시 마찬가지다. 런던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여러 실험을 했던 스카우트Scout 팀은 시드니에 바 리Re를 열어 2021 월드 베스트 바World Best Bar Award 2021에서 ‘Sustainable Bar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낭비하는 자원 없이 모두 순환된다는 의미의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를 표방하는 홍콩의 페니실린Penicillin, 지역의 양봉가 및 농부들과 협업하는 쿠알라룸푸르의 트리고나Trigona 등 해외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바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직 해외만큼 일상적이거나 보편적이진 않더라도, 국내에서도 각자의 관점대로 지속 가능한 미식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이미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지속 가능한 파인 드링킹

Zest


‘제로 웨이스트’라는 철자에서 이름을 따온 바 제스트는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지역의 생산자와 직접 거래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소비자에게 올바르고 건강한 음주와 소비 문화를 제안해 환경과 커뮤니티 그리고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한다. ‘지속 가능한 파인 드링킹’을 지향하는 제스트는 건조, 침출, 발효, 증류 등을 통해 식재료를 다양하게 업사이클링한다. 이를테면 레몬이나 라임은 보통 착즙 후에 버리는데, 그 과육을 모아 다시 끓여낸 스톡을 사용하는 식이다. 껍질은 착즙 전에 모아서 토닉워터나 제스트 내추럴 콜라 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술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한 버터는 걸러낸 후 버리지 않고 쿠키를 구워서 가니시로 올리고, 후무스를 만들 때 병아리콩을 삶으면서 나오는 콩물을 계란흰자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하나의 레시피에서 나온 부산물을 다른 레시피의 재료로 사용해서, 바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한다. 심지어 모든 탄산음료를 직접 만들어 소다, 토닉, 진저비어, 콤부차, 내추럴 콜라까지 캔과 페트병 쓰레기를 대폭 줄였다.


제스트는 산지 농장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매주 남양주의 농장에서 허브와 식용 꽃을 직접 수확해 사용한다. 자연 재배와 ‘Seed to Table’을 실천하는 농부와의 거래를 통해 허브와 꽃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공급받아, 배송에 드는 포장 쓰레기도 줄인다. 농장은 물론 서울의 도시 양봉가와도 거래한다. 2006년 이후 세계적으로 벌의 개체 수가 40%가량 감소했고 2010년 이후 국내 토종벌이 90% 이상 사라졌다는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 꿀벌은 환경 생태를 알려주는 지표종이기도 하다. 꿀벌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는 것인데, 도시에서의 양봉이 생태계에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도시 생산자들과 협력하면서 감귤꽃, 밤나무꽃, 메밀꽃 등 동네마다 계절마다 다른 꿀을 활용한 메뉴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제스트는 식재료가 어디에서, 누가 생산하며, 어디로 가는지를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민트가 마트에 진열되어 있다면 유통 체인을 통해 구매하는 ‘제품’인 것이고, 같은 민트를 농부와 직접 거래해 수확한다면 ‘생물’이 된다. ‘친환경 민트로 만든 모히토’와 ‘오늘 아침 농장에서 직접 수확한 민트로 만든 모히토’는 의미가 다르다. 식재료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상상력, 제스트는 그것이 지속 가능한 미식을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라 믿는다.


@zest.seoul


 


함께 만드는 커피

Fritz Coffee Company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프릳츠커피컴퍼니는 커피 생두를 재배하는 농장과 직접 거래하는 형태로 원두를 공급받는다. 이 형태를 규정하는 국제무역 표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거래 당사자들의 투명하면서 상호 이익적인 직접 거래를 의미한다. 커피 원두를 유통하는 과정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관련되어 있다. 커피 재배에 관여하는 농부,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수출업자, 한국에서 통관 작업을 담당하는 업체, 생두를 창고에 저장하고 그 생두로 로스팅을 하는 로스터가 있으며, 그렇게 볶은 원두를 카페로 옮기는 운송업체가 있다. 프릳츠커피컴퍼니는 농장에 직접 방문해 작황 상태와 수확 과정을 확인하고, 농장에 설비가 갖춰져 있는 경우에는 로스팅을 통해 산지에서 구매할 커피를 결정하고 설비가 없으면 한국으로 생두 샘플을 가져와 커핑을 통해 한 해 사용할 커피를 정하기도 한다. 이후에는 무역 업무를 통해 신선한 생두를 빠르게 가져올 수 있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산지와 한국의 각 항구에서 통관 절차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프릳츠커피컴퍼니가 이렇게 산지의 생산 과정에서부터 직접 관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커피의 질을 위해서다. 음식과 마찬가지로 음료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식재료에 대한 의지는 무엇보다 중요하고, 프릳츠커피컴퍼니가 지향하는 맛을 구현할 수 있는 훌륭한 품질의 식재료를 구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동시에 이들은 생산자와의 건강한 관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직접 거래를 통해 농장과 프릳츠커피컴퍼니가 선순환 구조로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원두 유통 과정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더 안정적인 구조 안에서 각자 삶의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애쓰기도 한다. 사실 이것이 가장 크게 힘을 쏟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 모든 것이 프릳츠커피컴퍼니가 내외부의 지속 가능성을 모두 추구하는 방식이다.


@fritzcoffeecompany


 


더 건강한 대안육

Better Meat


육류 섭취에 대한 대안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푸드는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인다. 고기를 자주 즐기는 소비자가 콜레스테롤, 동물성 지방, 항생제 등에 대한 걱정 없이 고기 본연의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도록 식물성 재료로 대안육 햄을 내놓았다. 대체육 및 대안육은 육류 생산과 섭취 과정에서 건강, 동물 복지,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육류 중에서도 가공육은 공장식 사육 방식으로 길러진 고기에 아질산나트륨 등 식품첨가물을 더해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물론, 제조 과정에서 고기 특유의 붉은색을 내기 위한 발색제와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해 보존제로 쓰는 아질산나트륨은 동물성 단백질인 아민과 만나면 1급 발암 물질인 니트로사민으로 변한다는 점에서 발암 물질로 분류되기도 한다. 식물성 원료로 만드는 대안육은 아질산나트륨뿐만 아니라 동물성 지방, 항생제 걱정 없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대안육이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 바는 동물 복지와 환경 측면에도 뚜렷하다. 식물성 원료로 만드는 만큼 고기를 얻기 위한 공장식 집단 사육이나 가축의 도살을 줄여 동물 복지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단 시간, 최소 비용으로 육류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규모로 밀집 사육하는 공장식 집단 사육은 동물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전염병에 취약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극단적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물 복지는 물론, 결국 섭취하는 사람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렇게 고기를 얻기 위해 사육하는 소 15억 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의 약 15%를 차지한다.


이는 인류가 사용하는 모든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보다도 많은 양이다. 대안육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가까이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지속 가능한 미식을 위한 베러미트의 대안육은 국내 최초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에서 다양한 메뉴로 만나볼 수 있다. 부드러운 식감의 볼로냐 콜드컷, 식물성 재료만으로 고기 지방의 고소한 맛을 구현한 모르타델라 콜드컷, 허브와 스파이스 맛을 살린 슁켄 코드컷 등을 활용해 샌드위치나 샐러드, 파니니, 플레이트 등으로 대안육 메뉴를 경험할 수 있다. 결국 베러미트와 더 베러가 지향하는 건 이 모든 것이 단순히 ‘경험’에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bettermeat.official





Edit 왕민아 | Photograph 제스트, 프릳츠커피컴퍼니, 베러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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