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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서울, Now 3편 - 김소형, 김민성, 김병기, 정동현

SEOUL GASTRONOMY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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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와 라이프스타일을 넘나드는

프린트베이커리, PBG 대표 김소형


SEOUL GASTRONOMY 100

서울을 기반으로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아트를 선도하는 아트 플랫폼 프린트베이커리와 갤러리 PBG의 김소형 대표. 그녀는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클래식함이 가장 트렌디하다’며 한남동은 이런 면에서 언제나 트렌디한 동네라고 전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누릴 수 있는 테이블웨어, 공예, 판화, 오브제 에디션 등을 선보이는 프린트베이커리.

Arty-farty?

집에서 가볍게 치즈를 곁들여 와인을 마실 때 작가의 접시에 치즈를 올려 내기만 해도 테이블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이렇듯 프린트베이커리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누릴 수 있는 테이블웨어, 공예, 판화, 오브제 에디션 등을 선보여 아트는 어렵거나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네 일상 속에서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Best Market?

손님을 집으로 자주 초대하는 편인데, 항상 신경 쓰는 부분은 센터피스입니다. 꽃이나 나무 소재 센터피스를 준비해요. 이럴 때 항상 들르는 곳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꽃시장입니다. 해외에서 직수입한 꽃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다양하고 싱싱한 꽃을 구할 수 있습니다.


Bar Trend?

‘푸시풋 살룬’, ‘사우스 사이드’, ‘참바’, ‘르챔버’. 2023년은 뉴 칵테일 시대가 도래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너 마스터의 철학과 스토리가 담긴 트위스트 칵테일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도 뉴 칵테일의 기준점이 될 수 있는 바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Hidden Gem?

압구정 현대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로스터리 커피 전문점 ‘커피트리’. 압구정의 커피 방앗간 같은 곳으로, 그곳에 가면 약속하지 않았는데 항상 지인을 만나요. 좋아하는 커피와 우연한 만남이 주는 짧은 행복, 그리고 익숙한 편안함. 커피트리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On the Table

손님이 오면 다양한 형태의 커피잔 중에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고르게 해 커피를 내줍니다. 흑토를 사용해 유약을 바르지 않은 전상근 작가의 커피잔에 새하얀 우유 거품이 올려진 라테를 담으면 아주 잘 어울리죠. 매일 마주하는 커피지만 커피가 담기는 기물의 형태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지는 게 흥미로워요.


전통에 뿌리를 둔 모던 한식을 선보이는 엄태준 셰프의 소설한남.

흑토를 사용해 유약을 바르지 않아 매트한 질감이 매력적인 전상근 작가의 커피잔.

My Favorite Chinese Dining

싱가포르에서 2년 6개월간 살았어요. 중식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중식 특유의 향신료 맛에 중독된 듯해요. 싱가포르를 다녀온 다음부터 중식당을 자주 가게 됐어요. 신라호텔 ‘팔선’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남동에 위치한 ‘쥬에’도 자주 가요. 쥬에에서는 반드시 페킹덕을 맛보셔야 해요. 최근에 오픈한 성수동에 위치한 ‘플레이버타운’은 맛도 훌륭하지만 트렌디한 아시안 다이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In the Living Room

작가의 그릇은 하나의 오브제로써 큰 힘을 지니고 있어요. 전통적인 옻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공예가이자 사진 작가인 허명욱의 볼Bowl은 테이블 위에 두기만 해도 멋있는데, 들꽃을 한아름 꽂아도, 제철 과일을 담아두어도 한 폭의 그림 같아요. 얼음을 채워 와인 아이스 버킷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A Cup of Coffee?

앤트러사이트 한남은 커피 애호가인 저에게 아지트와도 같은 곳이에요. 변하지 않는 커피 맛과 차분하면서도 세심한 서비스, 탄탄한 기반으로 하나하나 쌓아 올린 브랜드 스토리가 매력적이죠. 동네에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Hip Place

요즘 가장 자주 가는 동네가 남영동이에요. 닭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다양한 스토리를 풀어내는 남영탉부터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 남영돈 등 흥미를 자극하고 맛있는 공간이 많아 자주 가요.


For My Foreign Friends

해외에서 손님이 서울을 찾아오면 소설 한남을 종종 찾습니다. 아주 클래식하지도, 아주 팬시하지도 않게 모던 한식을 풀어내는 점이 좋아요. 아트 피스를 공간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한 것도 만족스럽고요.


Seoul Classic

해외 출장이 잦은 편입니다. 해외에서 서울에 도착하면 우래옥을 찾아가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 손 잡고 가던 집인데 아직도 그 맛이 변하지 않고 유지된다는 점이 놀라운 것 같아요. 가장 클래식한 것이 가장 트렌디하다고 믿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우래옥이 서울에서 가장 트렌드한 곳이라고 할만해요.


 

8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내추럴 와인 수입사 뱅브로 대표 김민성



뱅브로의 김민성 대표는 다니엘 사즈, 치이다, 스트로마이어 등 희귀 내추럴 와인을 수입하면서 미쉐린 2스타 ‘밍글스’의 총괄 매니저로도 일하고 있다. 2017년 뱅브로를 시작하기 전부터 쌓아온 내추럴 와인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발판 삼아 최상급 내추럴 와인을 수입하고 있다. 비싸더라도 완성미 있는 와인을 선호한다. 2022년에는 뱅브로와 밍글스의 이름을 더해 ‘뱅글’이라는 와인 바를 오픈했다. 6코스로 구성된 스페셜 코스를 즐길 수 있고, 좋은 와인은 물론 커피와 음식까지 경험할 수 있다.


주옥의 큰 창은 서울시청과 서울광장을 파노라마처럼 담아내 도심 풍경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리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Hidden Gem?

자양동의 숨은 보석 같은 고깃집 ‘참숯뽈살구이’. 꼬들꼬들 쫄깃한 뽈살을 특제 마요 소스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식감이 아주 좋습니다. 손맛 좋은 사장님이 직접 그때그때 만드는 여러 가지 밑반찬과 된장찌개 역시 일품입니다. Best Dining? ‘주옥’은 말이 필요 없는, 우리나라 최고의 한식 레스토랑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신창호 셰프의 섬세함과 발효에 대한 철학이 멋지게 어우러진 곳입니다. 시대의 흐름과 수요 변화에 따라 한식의 모습은 달라지지만 장醬과 초醋처럼 오랜 전통을 가진 발효 문화는 변하지 않습니다. 주옥의 음식은 직접 담가 발효한 30여 가지의 초와 장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Best Dining?

‘주옥’은 말이 필요 없는, 우리나라 최고의 한식 레스토랑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신창호 셰프의 섬세함과 발효에 대한 철학이 멋지게 어우러진 곳입니다. 시대의 흐름과 수요 변화에 따라 한식의 모습은 달라지지만 장醬과 초醋처럼 오랜 전통을 가진 발효 문화는 변하지 않습니다. 주옥의 음식은 직접 담가 발효한 30여 가지의 초와 장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Best Japanese?

성수동의 ‘코치’. 오마카세 스타일의 야키토리 전문점입니다. 원하는 만큼 계속 제공하며 질 좋은 채소와 닭고기의 조화가 훌륭하고, 하이볼 등 다양한 일본식 소주를 글라스로 곁들일 수 있는 일본 감성 가득한 곳입니다.


My bar?

살롱 뒤 부케. 팔레드 고몽과 뚜또베네의 소믈리에였던 김진석 소믈리에가 최근 오픈한 와인 바입니다. 외부부터 내부까지 프랑스의 살롱을 떠오르게 하는 환상적인 공간입니다. 전문 소믈리에가 선보이는 바답게 와인 핸들링도 완벽하고, 음악 선곡도 반전 매력이 있습니다. 제가 운영 중인 뱅글도 아지트입니다. 낮에는 간단한 식사와 커피를, 저녁에는 와인과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 마당에 내추럴 와인으로 가득 찬 셀러가 뱅글의 자랑이기도 하죠. 이름과 생산자, 특징, 페어링에 관한 정보를 상세하게 달아두어 취향에 맞는 와인을 고르거나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Most Wanted Shop?

내추럴 와인을 주로 다루는 ‘비노스앤 청담’을 추천합니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내추럴 와인을 판매하는 곳으로 각종 테이스팅 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와인 숍은 보틀 판매뿐만 아니라 테이스팅과 교육을 병행하는 스타일이 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와인을 좋아하고 사람이 많이 늘었고, 그중에서도 자신만의 취향이 생긴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에 와인 교육에 대한 수요도 확실히 늘어난 것 같습니다.


어떤 술과도 가장 좋은 페어링을 보이는 제철 해산물.

앤티크 분위기가 돋보이는 살롱 뒤 부케.

Best Terroir?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의 바롤로를 가장 선호합니다. 이탈리아 북서쪽 끝에 위치한 피에몬테주는 북쪽으로는 스위스, 서쪽으로는 프랑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피에몬테 와인 양조장들은 대체로 소규모로 세심하고 꼼꼼하게 와인을 양조합니다. 피에몬테 와인은 각 지역에 완벽하게 적응한 단일 포도 품종(네비올로)으로 만들어집니다. 화이트 트러플과 맛있는 음식으로도 유명한 지역이죠.


Favorite Wine?

부르고뉴 지역의 와인을 좋아하고, 특히 누구나 선망하는 ‘도멘 르로이’를 가장 좋아합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부르고뉴 와인들이 이전의 섬세함에서 벗어나 보디감이 단순화되고 있습니다. 바닐라 뉘앙스도 강해지고 있죠. 앞으로는 좀 더 위쪽에 위치한 알자스나 독일 피노 누아를 더 선호하게 될 것 같습니다. 피노 누아는 예민함과 섬세함이 특징인데, 재배 방법과 요구되는 기후 조건이 까다로운 반면 이를 만족시킬 경우 기대되는 맛과 향이 굉장히 아름답죠. 독일에서도 라인강 및 북부 지역의 추운 지역에서 재배됩니다.


Best Area?

역시 성수동입니다. 다이닝 플레이스뿐만 아니라 복합 문화 공간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자주 갑니다.


Best Things?

소믈리에이니 역시나 와인 셀러입니다. 와인은 온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와인 전문 셀러에 보관하는 것은 물론 와인에 맞는 온도 조절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스메그, 캐리어, LG디오스 등 비싸고 성능 좋은 브랜드가 많지만, 비노케이브나 빈디스처럼 가성비 좋고 용량이 많이 들어가는 셀러를 선호 합니다.


Matching Food & Wine?

코끝이 차가워진 계절에는 조개, 굴 등 다양한 해산물이 좋고, 방어도 좋은 페어링 푸드가 됩니다. 쌀쌀해진 날씨에는 ‘뱅드 파이예’ 한 잔과 올리브 피낭시에로 식사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습니다. 설탕에 오래 졸인 살구와 자두 풍미를 가진 뱅 드 파이예와 올리브 향이 감도는 피낭시에의 궁합이 기분 좋은 맛을 선물합니다.



 

9

서울에서 즐기는 궁극의 커피

츠 커피 컴퍼니 대표 김병기



여전히 조금은 낯선 동네 마포구 도화동에서 시작해 서울에 3개의 독립 매장을 갖고 있는 프릳츠 커피 컴퍼니. 2014년 문을 연 프릳츠는 도화동에 이어 양재점, 원서점을 오픈했고, 2021년에는 하이브 용산 사옥에 ‘카페 하이브 프릳츠’를 열었다. 카페 천국이자 카페 포화 상태인 서울에서 김병기 대표의 프릳츠 커피 컴퍼니는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익숙해진 물개 로고, 정직한 폰트로 표기된 우리말 발음, 이 모든 것이 프릳츠를 해외 어딘가에서 본 듯한 카페가 아닌 토종 카페라는 정체성을 뒷받침한다.


앤티크 분위기가 돋보이는 살롱 뒤 부케.

Coffee Trend

많은 산업이 그렇듯 보다 나은 것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의 의지가 커피 신에서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커피 퀄리티에 대한 개개인의 판단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고, 국내 커피 시장이 커진만큼 취향의 영역에 도착하는 손님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바리스타들이 선호하는 커피는 아무래도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첨단에 있는 새로운 가공 방식 커피인 것 같습니다. 물론 또 새로운 방식의 커피가 나타나겠죠. 혹은 이전으로 돌아가거나.


Next Espresso Bar?

해외의 많은 친구들이 한국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에이프릴 커피서울April Coffee Seoul이 오픈했죠. 베이스인 코펜하겐을 제외하고 첫 매장을 서울에 열었습니다. 패트릭 롤프와는 가까운 친구여서 오픈을 준비하면서, 또 오픈을 한 후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패트릭은 역시 컵 퀄리티에 가장 관심이 많았습니다. 구현하는 커피 한 잔의 퀄리티를 위해 친구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덴마크에서 출발해 서울에 도착한 친구의 새로운 매장을 통해 높은 퀄리티의 커피가 한국에 널리 퍼지는 데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 자체만으로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My Favorite Bar

임병진 바텐더가 운영하는 모든 바를 좋아합니다. 최근 오픈한 ‘참 제철’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계절에 맞게 3개월에 한 번씩 메뉴를 바꾼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계절마다 다른 메뉴를 맛볼 수 있어서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Best Book

책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책 추천은 잘 하지 않습니다. 책을 고르는 것부터 실패하는 것까지의 모든 과정이 좋은 독서 경험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커피를 좋아하거나 바리스타를 꿈꾸는 분들에게 추천한다면 을유문화사의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커피 추출 관련 서적도 좋지만 나아가 커피의 배경과 역사를 함께 이해하면 본인의 커피 세계가 훨씬 넓고 깊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Best Movie

올해의 영화는 단연 <헤어질 결심>입니다. 아름답지만 일상어로 익숙하지 않은 한국어가 외국인 배우를 통해 발화하여 그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모습에서 기이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낯설지만 아름답죠.


‘참 제철’에서 선보이는 제철 당근과 사과를 더한 칵테일 당근 사워.

코펜하겐에 이어 서울에 오픈한 에이프릴 커피 서울.

Next 성수동?

부끄럽게도 시장조사를 목적으로 서울의 동네를 찾아다니지는 않습니다. 다만 반가운 약속이 생기면 새로운 곳을 방문하곤 하는데 최근엔 약수역 부근이 흥미로웠습니다. 맛있는 막국숫집이 많아서 반가웠습니다. 새로운 성수로 불리는 송정동도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My Coffee Cup?

저는 묵직하고 두툼한 잔을 선호합니다. 현재 프릳츠에서 브루잉 잔으로 사용하고 있는 잔을 좋아합니다. 직접 제작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Piece of My Sweetie?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는 너무 많죠. 프릳츠에서는 깨끗한 단맛이 충분한 커피에 커스터드 크림빵을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외에도 겨울이면 생각나는 슈톨렌과 바삭한 파이에 커스터드 크림과 사과, 계핏가루와 바닐라 시럽을 더한 사과파이도 커피와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Best Roasting

커피의 바탕이 되는 깨끗한 단맛을 구현해내는 것, 각 커피가 가진 개성을 잘 살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훌륭한 커피 생두를 선택하는 것과 선택한 생두를 로스팅하기 전까지 적절한 온도와 습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겠죠.


Hidden Gem?

제가 아는 곳은 모두가 알고 있는 곳 아닐까요? 눈여겨보고 있는 곳은 있지만 브랜딩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오픈 후 몇 년의 시간이 지난 다음에 판단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10

서울에서 먹고 마시는 일에 몰두하는 푸드 칼럼니스트

푸드 칼럼니스트 정동현



현재 롯데백화점 F&B 부문에서 신규 콘텐츠 기획 및 다양한 관련 업무 진행을 맡고 있다. 세상이 변화하는 모습과 그 가운데 음식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음식이 그저 생존의 수단이 아니라 나를 드러내는 메시지로 역할을 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도산공원에 위치한 이탈리안 다이닝 있을재.

Hidden Gem?

대치동 휘문고 앞 델리 숍 ‘베카프리미엄 델리샵’. 노마와 엘불리에서 경력을 쌓은 황선진 셰프가 샌드위치를 비롯해 간편식 등을 판매하고 있다. 예전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 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셰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셰프의 눈높이에 맞는 식재료만 사용해 맛을 낸다. 행복한 셰프가 만드는 음식이 어떤 맛인지 알 수 있다.


Best Dining?

파인 다이닝 신은 불타올랐고 스시집은 무한대로 팽창했다. 그럼에도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훈 셰프와 이재호 매니저, 두 형제가 이끄는 ‘있을재’는 한국식 이탤리언 퀴진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모범답안이다. 안정적인 접객과 편차 없는 음식은 한 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다.


Brunch, Now

2023년은 브런치의 한 해가 될 확률이 높다. 앞서 말했듯이 일식은 일본 여행이 자유화된 지금 최대 경쟁자를 맞게 됐다. 버거 역시 고든램지 버거 론칭 이후 또 다른 원동력은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몇 십 만원짜리 다이닝을 즐기기보다는 좀 더 편하고 캐주얼한 브런치로 눈을 돌릴 것이다. 인건비와 원재료 부담에 시달리는 파인 다이닝 셰프들도 브런치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경기 침체는 아니더라도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지금, 사람들이 좀 더 편안한 음식을 찾게 되지 않을까?


Mealkit Again

국, 탕과 같이 레토르트, 혹은 냉동으로 처리가 가능한 제품군은 한정적이다.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반조리 제품인 밀키트의 확산이 필수적이다. 더구나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 입장에서 원재료를 구매해 집에서 조리를 하는 행위 자체는 가성비가 낮아졌다. 대량 구매를 통한 단가 인하와 취향을 반영한 제품군의 다변화, 또한 신속한 신제품 출시가 뒷받침된다면 밀키트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


My Funny Ballantine’s

지난 몇 년간 싱글 몰트 위스키 대란이 벌어졌다. 솔직한 심정은 일부 과대평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2023년에는 전통적인 블렌디드 위스키가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저런 위스키를 마셔봤지만 책상에 올려놓고 밤을 의지하기에는 여전히 발렌타인 17년이 좋다. 아버지가 나에게 처음 따라준 위스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뚜또베네의 황금기를 이끌며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클래식의 정도를 지키며 인정받아온 이재훈 셰프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있을재. 누구나 편안하게 음식과 술을 즐기는 공간이지만 마냥 풀어진 편안함이 아니라 충분히 격식 있되, 올드하지 않은 정중함을 갖춘 곳이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신명화 대표와 디자이너 출신 김설 파티시에가 함께 선보이는 파티세리로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의 작품 ‘라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에서 영감을 얻은 프렌치 스타일의 완성도 높은 구움과자와 케이크를 선보인다.

Favorite Place?

북촌과 청담동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발전 중이다. 북촌은 북촌 특유의 건축과 공간감을 살리는 방향으로 캐주얼하거나 크래프티한 브랜드와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다. 청담동은 이미 포화 상태로 보인 지 꽤 됐지만 그럼에도 질적, 양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경이롭다.


Cake and Coffee?

라그랑자트. 세계적으로도 이 수준에 도달한 디저트 숍은 드물다.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도 오전에 와서 케이크를 사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점심 시간쯤이면 전 메뉴가 매진이다. 구움과자, 무스케이크 등 모든 메뉴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맛의 집중도와 디테일이 무서울 정도다.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그 속에 담긴 치열함은 먹

어봐야 안다.


Most Wanted Space?

서울의 모든 곳이 서울이다. 즉, 영감을 받을 곳은 모든 곳에 있다. 강남 아파트 단지의 오래된 지하상가, 공덕역 인근의 신규 입주 아파트 단지, 청량리 재래시장 등, 어디서든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오래된 브랜드가 살아남는 법, 특히 지역 주민들과 오랜 시간 호흡하는 법을 볼 수 있다. 오래 살아남는 것은 다 이유

가 있는 법이다. 신규 아파트 단지 상가는 젊은 부부와 같이 소비력이 상당한 계층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My Bar?

청담 바 머스크. 겨울이든 여름이든 살얼음이 씹히는 김렛이 베스트다. 오너인 김준희 바텐더는 특히 하드 셰이킹에 강점이 있다. 요청하면 꺼내주는 희귀한 보틀도 업력의 방증이다. 바와 고객의 수준이 동시에 올라갈수록 클래식한 바의 수요는 꾸준할 것이다. 결국 클래식으로 향하게 되는 것은 모든 장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칵테일 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Supper Duper?

밤을 빼앗긴 몇 년이었다. 사람들의 바이오리듬이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소믈리에가 독립해 와인 바를 오픈하는 것이 그 트렌드의 시작점으로 보인다. 우선 선수들이 출전하고, 그다음 손님들이 모이는 법이다. 지금은 살롱뒤부케가 베스트, 레꼬빵이 그 뒤를 바짝 쫓는 구도다.





Edit 양연주, 박솔비, 류창희, 박새별 | photographs(portrait) 최준호, 류현준, 박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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